누군가의 메모장

염치없는 마음

참 염치 없게도 어떤 존재를 좋아하게 되면 늘상 내 마음의 크기만큼 무언가를 되받고 싶어한다. 의도 이전에 자연스러운 반응이라지만, 바라는 것 없이 아낌없는 존재가 되겠다 다짐했던 걸 금세 잊어버리곤 이해관계를 따지고 득과 실을 줄지어보고 그럼 이건 여기까지 하는 거야 하고 애써 접히지도 않는 마음을 구겨버린다. 좋아하는 마음은 너무나 쉽게 미움이 된다. 모든 반대의 것은 등을 맞대어 있고 그것들은 서로의 동의어이기도 하다는 게 다행히 나의 마지막 변명이 된다. 모든 감각과 생각은 자연스러운 거고 자연스럽지 않은 단 한 가지는 그것들을 막고자 하는 나의 의도이다. 나를 지키고자 만들어진 의도이니 정말 나를 위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흔한 감정이 아니니 소중히 여기고 싶다. 그럼 소중하게 여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잘 흘려보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