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엄마한테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길래 나도 써보는 중
대학교 1학년 끝나자마자 휴학했는데 엄마가 한 학기만 허락해줌 근데 한 한기 지나도 다시 복학할 용기가 안 나길래 그후 6개월동안 학교 다니는 척 함. 1년 푹 쉬고 복학함
대학생 때 학사 경고 두 번이나 받음. 경고장이 우편으로 온다길래 방학 초반 내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우편함 앞에 서있었음. 졸업하고나서 엄마한테 말했는데 엄마가 기가찬 얼굴로 보길래 아 어쨋든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잖아 함. 사실 이거 내 평생 자랑거리임.
전회사 퇴사하고 5개월동안 회사 다니는 척 함. 오빠가 이러이러하니깐 너는 그러면 안된다고 입이 닳도록 말하던 엄마와 나의 정신건강을 위한 결정이었음. 덕분에 백수인데도 바른 생활함.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함.
중학교 2학년 때 일본 드라마에 빠져서 방학에는 엄마가 밤 12시에 자러가면 나는 거실로 슬금슬금 나와서 새벽 네다섯 시까지 드라마보다 잠자러 가고 엄마가 출근하면 나는 오후 1시쯤 일어나서 다시 드라마보고 엄마 퇴근하면 또 멀쩡한 척 하다가 다시 밤 12시만 되면 컴터 앞에 앉는 생활을 한 달간 함. 덕분에 일본어 공부 얼마 안 해봤는데 일본어 좀 함. 그걸로 엄마랑 21살에 일본 여행가서 가이드 해줌. 역시 이또한 엄마를 위한 결정이 아니었을까
어학연수때 사귀던 애를 엄마는 내 친구인 줄 알고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한참 지나서 걘 잘 지내냐고 왜 안 만나냐고 머라 함. 아 그냥 뭐 멀어진 거지 답하니깐 너네 둘이 멀어진 거 아쉽다고 연락하라고 또 머라 함. 그 친구 어머니가 걔 사촌오빠 소개시켜주려고 했던 거 아니냐고. 그럼 그렇지 그게 목적이었음. 미안 엄마 걔 오빠랑 결혼? 그건 너무 막장드라마잖아
20살때 친구들이랑 같이 술 마시다가 집 가기 싫길래 엄마한테 전화해서 갑자기 대학 엠티가 잡혔다고 나도 가기 싫은데 가야된다고 하고 밤새 놀았음. 친구들은 엄마가 알면서 속아준 거라고 말하는데 난 아직도 엄마가 속았다고 믿고 있음.